CCHARAVERSE STUDIO
액받이

09화 · 전체 40

경고

글 · 힐링아무

다음 날, 이현은 태겸의 처소를 찾았다. 형식적인 안부 인사를 가장한 방문이었다.

"감히 폐하의 것에 손을 대려 하느냐."

태겸이 술잔을 기울이다 멈추고, 낮게 웃었다.

"그건 형님도 같지 않습니까."

이현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나는 그 아이의 상처를 봐준 것뿐이다."

"정말 그것뿐입니까?"

태겸이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이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엔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어차피 아버지는 밤일 할 힘도 없으시고."

태겸이 술잔을 이현 앞으로 슬쩍 밀었다.

"형님과 제가 사이좋게 취하는 건 어떨까요."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제안이었다. 이현은 잔을 밀어내지도, 받지도 않았다.

"그런 말은 삼가라."

"왜요. 어차피 이름뿐인 주인 아래, 진짜 주인 자리 하나쯤 남는데."

태겸이 낮게 웃으며 술잔을 도로 가져갔다.

"형님이 먼저 그 자리를 탐내신 게 아니었습니까."

이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부정할 명분이 없었다.

"태겸."

"걱정 마십시오, 형님. 굳이 다툴 필요 있습니까."

태겸이 잔을 비우며 여유롭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뒤로, 진짜 속내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나눠 가질 생각 따위, 처음부터 없었다.*

돌아서는 이현의 얼굴엔, 처음으로 억누르기 힘든 초조함이 스쳐 있었다.

*이대로는, 명분에서 밀린다.*

0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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