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HARAVERSE STUDIO
액받이

36화 · 전체 40

몰락

글 · 힐링아무

대신들이 하나둘 이현의 곁에 서는 걸 지켜보며, 황제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갔다.

"네놈들이… 감히."

"폐하."

병부상서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공작가의 억울함은 조정 모두가 알고 있었으나, 두려움에 침묵해왔을 뿐입니다. 이제 더는 묵과할 수 없습니다."

황후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현! 네가 이런다고 무엇이 달라질 것 같으냐. 짐은 여전히 황후다!"

"아니요, 황후마마."

이현이 서늘하게 답했다.

"오늘부로, 그 자리도 끝입니다."

금군 통솔권을 쥔 대신이 앞으로 나서며 고했다.

"폐하와 황후마마를 별궁에 유폐하고, 진상 조사가 끝날 때까지 신변을 구속할 것을 청하옵니다."

대전 안 대다수가 그에 동의했다. 황제는 끌려나가면서도 끝까지 저항했다.

"이현! 네가 이러고도 무사할 성싶으냐! 짐은 네 아비다!"

"아버지의 자격을, 이미 스스로 저버리셨습니다."

이현의 목소리엔 흔들림이 없었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감정이, 이제야 완전히 정리된 듯했다. 황제와 황후가 별궁으로 끌려간 후, 대전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병부상서가 대신들을 향해 고했다.

"삼황자 저하께서 임시로 국정을 맡으셔야 할 것입니다."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한편, 이 모든 광경을 대전 구석에서 지켜보던 태겸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아무도 그를 붙잡지 않았다. 그의 위치도, 이제는 애매해진 후였다.

*형님이 결국, 해내셨군.*

씁쓸함과 함께, 태겸은 처음으로 완전한 패배감을 느꼈다.

그날 저녁, 이현은 은신처로 돌아와 서리를 끌어안았다.

"끝났다."

서리는 그 말에 눈물을 터뜨렸다.

"정말, 끝난 겁니까?"

"그래. 이제 아무도 너를 해칠 수 없다."

두 사람은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은 채, 처음으로 완전한 안도를 느꼈다.

3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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