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대전엔 문무백관이 모여들었다. 황제는 병색이 완연한 얼굴로 옥좌에 앉았고, 그 곁엔 황후가 자리했다. 정례적인 안건들이 오가는 사이, 이현이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
"폐하, 아뢰올 말씀이 있사옵니다."
황제의 눈썹이 미세하게 치켜 올라갔다.
"무엇이냐."
"태의원의 기록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대전 안이 순식간에 술렁였다. 황후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이현, 그게 무슨 망발이냐."
"망발이 아닙니다, 황후마마."
이현이 품속에서 서류를 꺼내 대신들 앞에 펼쳤다.
"이것이 원본 처방이고, 이것이 조작된 기록입니다.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조사하면 명백히 드러날 것입니다."
병부상서를 비롯한 대신들이 서류를 확인하며 낮게 웅성거렸다. 황후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뿐이 아닙니다."
이현이 또 다른 문서를 꺼냈다.
"삼 년 전, 공작가가 역모로 몰려 멸문한 사건 또한 조작된 누명이었음을 증언하는 자료입니다."
대전 안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몇몇 대신들의 얼굴에 분노가 스쳤다. 공작가는 조정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가문이었다.
"황후마마께서, 사욕을 위해 충신의 가문을 멸문시키고 폐하의 병까지 조작하여 실권을 독차지하셨습니다."
이현의 목소리가 대전에 쩌렁쩌렁 울렸다.
"폐하께서는 이 모든 것을 방관하시며, 그 그늘 아래 온갖 폭정을 일삼으셨습니다."
황제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이현! 감히 이 자리에서, 아비를 능멸하는 것이냐!"
"능멸이 아니라, 진실을 고하는 것입니다."
이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폐하와 황후마마, 두 분 모두 더 이상 이 나라를 다스릴 자격이 없습니다."
대전 안의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졌다. 대신들의 시선이 이현과 황제, 황후 사이를 오갔다. 황제가 분노에 차 소리쳤다.
"여봐라! 저 반역자를 당장 끌어내라!"
하지만 그 명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병부상서를 비롯한 절반이 넘는 대신들이, 오히려 이현의 곁에 늘어섰다.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