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은 은밀히 조정 대신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황후의 전횡에 반감을 품은 이들, 황제의 무능과 폭정에 실망한 이들—겉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자들이 하나둘 이현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태의원 기록과 증언들을 모으면, 황후마마께서 폐하를 뒤에서 조종하며 국정을 농단한 죄와, 공작가에 누명을 씌워 멸문에 이르게 한 죄를 함께 밝힐 수 있습니다."
병부상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살폈다.
"황후의 죄만으로는 부족하오."
이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폐하 또한, 액받이 같은 악습을 방치하고 무고한 충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폭정의 중심에 있었다는 걸 조정 전체가 알아야 하오."
병부상서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 모두를 겨눈다는 건, 곧 새로운 옥좌를 논하겠다는 뜻이 됩니다."
"알고 있소."
이현은 흔들림 없이 답했다.
"황후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끝내지 않겠소. 이 나라를 근본부터 바로 세워야 하오."
밀담을 나누던 그날 밤, 이현은 서리를 찾아 계획을 나눴다.
"곧 큰일이 있을 것이다."
"저하…"
"성공하면, 이 나라도 너도, 지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패하면—"
이현은 말끝을 흐렸다. 실패의 결과는 굳이 입에 담지 않아도 뻔했다.
"두렵지 않으십니까."
"두렵다."
이현이 솔직하게 답했다.
"하지만 이대로는, 너도 이 나라도 지킬 수 없다는 게 더 두렵다."
서리는 이현의 손을 꼭 붙잡았다.
"저도 돕겠습니다."
"위험하다."
"저하 혼자 짊어지시는 것보다, 함께 짊어지는 것이 낫습니다."
이현은 잠시 서리를 바라보다, 결국 옅게 웃었다.
"그래. 함께 가자."
그렇게 두 사람의 거사가 조용히 시작되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황후궁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