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HARAVERSE STUDIO
액받이

24화 · 전체 40

추궁

글 · 힐링아무

침전에 들어선 순간, 서리는 평소와 다른 공기를 느꼈다. 황제는 침상에 비스듬히 기댄 채, 서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눈빛에 실린 것은 욕망이 아니라 분노였다.

"이현과 무슨 사이더냐."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서리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저하께서는… 그저 소인의 상처를 살펴주셨을 뿐입니다."

"거짓을 고할 셈이냐."

황제가 손을 뻗어 서리의 옷깃을 거칠게 붙잡았다.

"짐의 것에 손을 대고도, 무사할 줄 알았느냐. 그것도 모자라 짐을 캐고 다녀?"

서리는 부인할 말을 찾지 못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황제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여봐라, 매를 가져오너라."

명이 떨어지자, 밖에서 대기하던 자들이 회초리를 들고 들어섰다. 서리는 무릎이 꺾이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폐하, 부디—"

"짐이 이용당한 걸 알고도, 살려둘 성싶으냐."

첫 번째 매가 떨어지기 직전, 문이 벌컥 열렸다.

"멈추십시오, 폐하."

이현이었다. 숨을 몰아쉬며 들어선 그의 눈빛엔, 지금껏 본 적 없는 절박함이 서려 있었다.

"이현, 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그 아이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제가 시킨 일입니다."

이현이 서리 앞을 막아서며 무릎을 꿇었다. 처음으로, 계산도 절제도 없는 모습이었다. 황제의 눈에 이현을 향한 살기가 스쳤다.

"네가… 감히 아비를 상대로 이런 짓을."

"죄를 물으시려면, 저를 벌하십시오."

이현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 하지만 그 뒤에서, 서리를 향한 시선만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저 아이가 죽는다.*

2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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