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HARAVERSE STUDIO
액받이

21화 · 전체 40

역이용

글 · 힐링아무

며칠 뒤, 이현은 태겸에게 은밀한 서찰을 보냈다.

거짓 정보였다. 황제가 곧 태의원을 교체하려 한다는 내용.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계획이었지만, 태겸이 걸려들지 지켜볼 미끼였다.

"이걸로 태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서리에게 계획을 설명하며, 이현의 눈빛엔 오랜만에 여유가 서려 있었다.

"위험하지는 않겠습니까?"

"위험은 늘 있었다. 다만 이번엔, 내가 판을 짜는 쪽이다."

서리는 그런 이현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믿음직스러웠다. 처음 만났을 때의 절제된 무심함과는 다른,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계획을 다 설명한 후, 이현은 잠시 말을 멈추고 서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요즘 통 웃는 걸 못 봤구나."

"그럴 여유가 없었으니까요."

"오늘 밤만이라도, 아무 생각 말고 쉬어라."

이현이 서리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정치와 계략이 아닌, 순수한 다정함이 담긴 포옹이었다.

"내가 다 짊어질 테니."

"저하 혼자 감당하실 일이 아닙니다."

"함께 감당하자는 말이 듣고 싶은 것이냐."

이현이 옅게 웃으며 서리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오랜만에 보는 웃음이었다.

"그래, 함께 감당하자."

서리는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두려움 속에서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랜만에 정치도 위협도 잊은 채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했다.

2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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