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원은 곧 이현의 심복들에게 끌려왔다. 겁에 질린 얼굴이었지만,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누구의 명을 받았느냐."
이현의 목소리는 서늘했다. 려원은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을 지켰다.
"말하지 않으면, 네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한참의 침묵 끝에, 려원의 입술이 떨리며 열렸다.
"…2황자궁의 명이었습니다."
서리는 숨을 삼켰다. 태겸이 황후의 뜻과 별개로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무엇을 알아내라 하더냐."
"저하께서… 무엇을 모으고 계신지. 그리고—"
려원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액받이님과 저하의 관계가, 어디까지 왔는지도."
이현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이 섞인 명령이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태겸이 직접 명한 것이냐, 아니면 황후마마의 뜻이었느냐."
"소인은 2황자 저하께 직접 명을 받았을 뿐입니다. 황후마마의 뜻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태겸이 황후와 별개로 독자적인 수를 쓰고 있다면, 오히려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었다.
"이 아이를 당분간 가둬두어라. 함부로 입을 열게 해서는 안 된다."
려원이 끌려나간 후, 서리가 조심스레 물었다.
"저하, 이제 어찌하실 겁니까."
이현은 서리의 손을 꽉 쥐었다.
"태겸이 독자적으로 움직인다면, 그자가 먼저 무너질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현의 눈빛에 새로운 계산이 스쳤다.
"어쩌면, 이걸 역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서리는 그 눈빛에서, 이현이 이미 다음 수를 그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 사람은, 정말 황제가 될 생각인가.*